해운대 여행을 마치고 경전선을 타러 부전역으로
2025년 8월 여름여행 셋째 날에는 부산을 떠나 순천으로 이동했습니다. 전날 묵호에서 신해운대까지 내려온 뒤 센텀시티와 해운대, 동백섬을 돌아봤고 이날 오전에는 라비드아틀란호텔에서 체크아웃했습니다.

아침 겸 점심으로 해운대 원조할매국밥에서 소고기국밥을 먹은 뒤 다음 목적지는 부전역이었습니다. 부산에서 순천까지 이동하기 위해 선택한 열차는 경전선을 달리는 무궁화호 1943열차였습니다.
고속열차처럼 빠르게 이동하는 여행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기존 경전선을 따라 부산과 경남을 지나 전남 순천까지 이어지는 풍경을 천천히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기차여행다운 구간이었습니다.
지금은 다른 모습으로 남아 있는 옛 해운대역
부산을 떠나기 전 구 동해남부선 해운대역 주변을 다시 지나갔습니다. 현재 일반열차는 신해운대역에 정차하지만 과거에는 해운대 중심가에 해운대역이 있었습니다.

내일로 여행을 하던 시절 저도 이 역을 이용했습니다. 동해남부선 선로가 이설되면서 더 이상 여객열차가 정차하지 않게 됐지만 예전 역사 건물은 남아 다른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철도 여행을 하다 보면 옛 안동역처럼 새로운 노선이 생긴 뒤 기존 역사가 지역 공간으로 다시 사용되는 사례를 만날 수 있습니다.
예전에 직접 열차를 탔던 역이기 때문에 단순한 폐역보다 여행의 기억이 남은 장소라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해운대에서 부전역까지 부산지하철로 이동하는 방법
해운대에서 코레일 부전역까지는 부산도시철도를 이용하면 비교적 간단합니다.



부산도시철도 2호선 해운대역 승차
서면역에서 하차
부산도시철도 1호선으로 환승
서면에서 한 정거장 이동
부산도시철도 부전역 하차
부전시장 방향으로 이동해 코레일 부전역 도착
▲ 부전역 동해선 위치 ▲
해운대에서 부산역까지 내려가지 않아도 경남과 전남 방향 일반열차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부전역의 장점입니다. 부전역에 내리면 바로 옆에 부전시장이 있습니다.
높은 호텔과 관광시설이 밀집한 해운대와 달리 시장과 오래된 상가가 많은 생활형 상권이라 같은 부산에서도 분위기가 확 달라집니다.
부전역에서 순천역 무궁화호 1943 이용정보
2025년 8월 22일 실제 이용한 열차 정보입니다.

날짜 : 2025년 8월 22일
열차번호 : 무궁화호 1943
출발 : 부산 부전역
출발시간 : 13시 23분
도착 : 전남 순천역
도착시간 : 16시 30분
소요시간 : 약 3시간 7분
주요 경유지역 : 부산 → 양산 → 밀양 → 김해 → 창원·마산 → 진주 → 하동 → 광양 → 순천
옛 경전선 시간표 자료를 보면 부전에서 출발한 열차가 삼랑진, 진주, 하동, 광양을 거쳐 순천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진으로 남겨둔 2025년 8월 22일 코레일 열차시각 화면에서도 무궁화호 1943이 부전역을 13시 23분에 출발하는 것으로 표시돼 있습니다.
부전역에서 볼 수 있었던 신형 열차와 구형 열차
열차 출발 전 부전역 내부 이디야커피에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구입했습니다. 한여름에 캐리어까지 끌고 이동해 시원한 음료가 필요했습니다.

승강장으로 내려가니 KTX-이음과 ITX-마음 같은 신형 열차가 보였습니다. 예전 부전역은 디젤기관차와 무궁화호 이미지가 강했지만 중앙선과 동해선 철도망이 개선된 뒤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KTX-이음 같은 고속열차와 ITX-마음, 기존 무궁화호가 한 승강장 주변에서 함께 보이는 모습은 철도 세대교체 과정 자체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오래된 무궁화호가 아직 경전선을 달리는 이유?
이번에 탄 무궁화호는 외관만 봐도 상당히 오래된 차량이었습니다. 객차 외부 도장이 갈라지고 벗겨진 부분도 있었습니다. 새로운 일반열차 역할은 ITX-마음이 점차 이어받고 있습니다. 다만 차량 납품 지연 등의 문제로 무궁화호 대체 일정도 늦어지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은 2026년에도 무궁화호 대체를 위해 ITX-마음 146칸을 새로 발주했으며 해당 차량은 2029년 하반기부터 2030년까지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입니다.
여기서 KTX-청룡과는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KTX-청룡은 고속열차이고 무궁화호의 직접적인 후속 일반열차는 ITX-마음 계열입니다.
빠르고 깨끗한 새 열차가 편하지만 오랫동안 기차여행을 해온 입장에서는 무궁화호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부전에서 마산까지 아직 크게 돌아가는 이유?
지도를 보면 부산 부전과 창원·마산은 생각보다 가깝습니다. 하지만 제가 탄 경전선 열차는 부전에서 바로 서쪽으로 연결되지 않고 사상과 구포, 물금, 삼랑진 방향을 거쳐 다시 창원과 마산으로 내려갑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건설 중인 노선이 부전~마산 복선전철입니다. 당초 2021년 개통을 목표로 했지만 2020년 낙동1터널 공사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하면서 개통이 장기간 늦어졌습니다.
2026년 8월 현재 국토교통부 계획은 2027년 4월 1일 부전~사상과 강서금호~진례 구간을 먼저 개통하고, 전체 구간은 2028년 말 완전 개통하는 것입니다. 전체 노선이 연결되면 부전~마산 이동시간은 약 90분에서 약 30분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사상과 구포를 지나 물금으로 향하는 경전선
무궁화호 1943은 부전역을 출발한 뒤 사상과 구포, 화명을 지나 물금 방향으로 이동했습니다. 부산 도심을 달릴 때는 창밖으로 건물이 계속 보이지만 양산과 밀양 쪽으로 갈수록 풍경이 달라집니다.



물금역을 지나면 논과 비닐하우스, 낮은 마을과 산이 많아집니다. 고속열차였다면 빠르게 지나쳤을 풍경이지만 무궁화호에서는 여유 있게 볼 수 있습니다. 열차가 빠르지 않다는 것이 이동만 생각하면 단점이지만 여행에서는 장점이 되기도 합니다.
열차 안에서 받은 새 직장의 출근 확인 연락
열차를 타고 이동하는 중에는 며칠 뒤 출근하기로 한 회사에서도 연락이 왔습니다. 인사팀 이사라는 분이 실제로 예정대로 출근하는 것이 맞느냐고 확인했습니다.

요즘에는 최종 합격 후 출근하기로 해놓고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있어서 회사에서도 미리 확인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여행이 끝나면 새로운 회사생활이 시작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 회사 역시 3개월 정도 다니다 나오게 됐지만 당시 경전선 안에서는 앞으로 잘해보자는 생각이 더 컸습니다. 사진을 다시 보는 지금은 이 연락까지도 하나의 여행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진주 이후 더욱 짙어진 경전선의 산과 강 풍경
열차는 창원과 마산을 거쳐 진주로 향했습니다. 진주에 가까워질수록 고층건물보다 산과 논이 많이 보였습니다. 기차 창밖으로 꽤 넓은 물이 보이는 구간도 있었는데 당시 지도에서 위치를 확인해보니 진양호 주변이었습니다.



경전선 무궁화호는 어떤 풍경을 지나갈까? : 부산 부전역→순천역 1943열차 여행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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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과 강을 따라 달리는 경전선 기차 여행 후기 ▲
횡천과 하동 방향으로 내려가면서는 산 사이로 강과 작은 마을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중간에는 낡은 철제 트러스 교량도 보였습니다.
처음 봤을 때는 6·25전쟁 때 파손된 철교처럼 오래되어 보였지만 실제로 전쟁 유적이라고 확인된 구조물은 아닙니다. 다만 오래된 철교와 기존 선로 풍경 자체가 최신 고속철도에서는 보기 힘든 모습이었습니다.
직선화되는 철도에서 보기 어려워지는 풍경
최근 철도는 이동시간을 줄이기 위해 선형을 최대한 직선으로 만듭니다. 산이 많은 지역에서는 자연스럽게 터널이 많아집니다. 이 덕분에 예전에는 몇 시간씩 걸렸던 거리를 빠르게 이동할 수 있지만 창밖 풍경을 구경하는 입장에서는 터널이 계속 이어져 아쉬울 때도 있습니다.

반대로 기존 경전선은 산을 돌아가고 강을 따라 달리는 구간이 많습니다. 느리지만 작은 마을과 논, 강과 산을 가까이서 볼 수 있습니다. 철도 개량이 완료되면 여행시간은 짧아지겠지만 지금과 같은 풍경을 보는 여행은 점점 귀해질 것 같습니다.
약 1년 4개월 만에 도착한 순천역
오후 4시 30분쯤 순천역에 도착했습니다. 마지막 순천 방문은 2024년 4월이었기 때문에 약 1년 4개월 만이었습니다. 순천은 내일로 기차여행을 시작하면서 처음 제대로 알게 된 도시입니다.

그 이후에도 1~2년에 한 번 정도 계속 방문하고 있습니다. 더 재미있는 것은 이번 2025년 8월 여행이 끝난 뒤 약 3개월 후 다시 순천역을 찾았다는 것입니다.
부산에서의 일정은 여기서 완전히 끝났고 다음 여행부터는 순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느리지만 산과 강을 따라 달리는 무궁화호를 타고 부산에서 전남으로 넘어온 것 자체가 이번 여행에서 기억에 남는 이동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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