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역에서 여수엑스포역까지 KTX-산천으로 이동
순천 여행을 당일치기로 끝낼 계획이었지만 드라마촬영장과 아랫장까지 둘러보고 나니 그대로 돌아가기 아쉬웠습니다. 저녁을 먹으면서 여수까지 갈지 고민했고, 결국 10년 전 머물렀던 여수의 게스트하우스가 아직 운영 중이라는 것을 확인한 뒤 여수행 열차를 예약했습니다.
순천에서 여수엑스포역까지는 철도로 가까워 일반열차를 이용해도 되지만, 당시에는 무궁화호를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 바로 탈 수 있는 KTX-산천을 선택했습니다.



구간 : 순천역 → 여수엑스포역
이용일 : 2025년 11월 21일
열차 : KTX-산천 593열차
출발 : 18:08
도착 : 18:30
소요시간 : 약 22분
당시 일반실 운임 : 8,400원
중간 정차 : 여천역
▲ 여수엑스포역 위치 ▲
이 기록은 2025년 11월 21일 실제 이용 기준입니다. 열차 시각과 운임은 개정될 수 있으므로 현재 여행을 준비한다면 코레일톡에서 날짜별 시간표를 다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순천에서 여수 기차는 KTX와 일반열차 중 무엇이 나을까?
순천역에서 여수엑스포역까지는 거리가 짧아 무조건 KTX가 정답인 구간은 아닙니다. 여행 당시 조회 화면을 보면 KTX-산천뿐 아니라 무궁화호와 ITX 계열 열차도 운행하고 있었습니다. 무궁화호는 당시 2,600원 수준으로 훨씬 저렴했고 KTX는 8,400원이어서 단순 이동비만 생각하면 일반열차가 유리했습니다.



그럼에도 KTX를 선택한 이유는 시간 때문이었습니다. 건봉국밥에서 식사를 마친 뒤 순천역으로 이동했을 때 바로 연결되는 열차가 KTX-산천이었고, 다음 일반열차까지 기다리는 시간을 생각하면 몇 천 원을 더 내고 먼저 이동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순천에서 여수까지는 약 20분대라 긴 고속철 여행의 장점보다는 ‘대기시간을 줄이는 선택’에 가까웠습니다. 따라서 이 구간을 이용할 때는 열차 종류만 볼 필요가 없습니다. 코레일톡에서 출발 희망 시간대를 조회한 뒤 KTX와 일반열차의 출발 시각, 대기시간, 운임을 같이 비교하는 편이 좋습니다.
낮에 여유롭게 이동한다면 무궁화호 같은 일반열차가 가성비가 좋고, 여수 야경이나 저녁 예약처럼 시간이 중요한 일정이라면 KTX가 편합니다.
KTX-산천은 흔히 2세대 KTX로 불리지만 공식 세대명은 아니다.
KTX-산천을 설명할 때 ‘2세대 KTX’라는 표현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2004년 개통한 기존 KTX 다음에 등장한 국산 고속열차라는 의미에서는 이해하기 쉬운 표현이지만 공식 차량명 자체가 2세대 KTX인 것은 아닙니다.

코레일 자료상 KTX-산천은 2010년 3월 2일 영업운행을 시작했고, 10량 1편성에 앞뒤 동력차가 배치되는 동력집중식 고속열차입니다.
기존 KTX는 프랑스 TGV 기술을 바탕으로 도입된 차량이었고 KTX-산천은 국내에서 개발·제작된 고속열차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습니다.
코레일 공식 차량 설명에서는 KTX-산천 일반실과 특실 모두 좌석 회전이 가능하다는 특징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존 KTX 일반실의 고정식 좌석 때문에 역방향 좌석이 불편했던 이용자라면 체감 차이가 큰 부분입니다.
이후 2021년에는 KTX-이음이 영업운행을 시작하면서 국내 고속철에도 동력분산식 차량이 등장했고, 2024년에는 KTX-청룡이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KTX-산천은 지금 보면 최신형은 아니지만 기존 KTX와 최신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사이의 변화를 체감하기 좋은 차량입니다.
KTX-산천과 SRT는 같은 열차일까?
겉모습과 내부 구성이 비슷해 KTX-산천과 SRT를 같은 차량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완전히 같은 차량이라고 단정하기보다는 같은 기술 계보에서 발전한 고속열차라고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현대로템은 KTX-산천 이후 개량형인 KTX-산천Ⅱ를 개발했고, 그 뒤 SRT용 고속열차를 공급했습니다. 모두 앞뒤에 동력차를 두는 동력집중식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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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X 산천 타고 순천에서 여수까지 후기 정리 ▲
특히 SRT 초기 차량 일부는 KTX-산천 계열과 매우 가까운 설계를 공유하지만 차량 사양과 도입 시기, 운영사가 다르기 때문에 글에서는 ‘KTX-산천과 SRT는 같은 계열의 국산 동력집중식 고속열차’ 정도로 표현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최근 코레일과 SR의 차량 운용 변화가 있더라도 역사적으로 모든 SRT가 그대로 KTX-산천과 동일한 차량이었다고 쓰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KTX-산천 객실에서 느낀 장점과 아쉬운 점
순천역 승강장에 들어온 KTX-산천은 기존 KTX보다 짧고 단정한 인상이었습니다. 객실은 지금의 KTX-이음이나 KTX-청룡과 비교하면 연식이 느껴지지만 장거리 이동에 필요한 기본적인 편의성은 갖추고 있습니다.

좌석을 진행 방향에 맞게 회전할 수 있다는 점은 기존 KTX 일반실보다 확실히 편합니다. 제가 가장 아쉽게 느끼는 부분은 창문과 블라인드입니다. 일부 좌석에서는 큰 창을 앞뒤 좌석이 함께 사용하는 형태라 한 사람이 블라인드를 내리면 옆이나 뒤쪽 승객의 시야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기존 KTX에서도 익숙했던 구조인데 KTX-산천에서도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이후 나온 KTX-이음은 좌석 배치와 창문 관계가 개선돼 혼자 여행할 때 개인 공간이라는 느낌이 더 강했습니다.
전원 사용 환경도 최신 차량이 더 편리합니다. KTX-이음은 좌석별 전원과 USB 등 충전 편의가 강화됐고 고·저상 승강장에 대응하도록 설계됐습니다.
반면 KTX-산천은 동력집중식 차량이라 구조적인 세대 차이가 분명합니다. 그렇다고 짧은 순천~여수 구간에서 불편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자리에 앉고 잠시 쉬다 보면 금방 여천을 지나 여수엑스포역에 도착합니다.
순천역까지 걸어가며 떠올린 옛 게스트하우스
건봉국밥에서 식사를 마친 뒤에는 순천역까지 걸었습니다. 이 일대는 예전 내일로 여행을 자주 다닐 때부터 익숙한 곳이라 걷다 보니 사라진 숙소들이 생각났습니다.

예전에 ‘순천댁’이라는 가정집 형태의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한 적이 있는데, 2층 침대로 올라가는 부분을 사다리가 아니라 계단처럼 만들어 둔 점이 특히 기억에 남았습니다.
여행을 많이 다니면서 의외로 이런 작은 구조가 숙소 만족도를 크게 좌우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밤에 화장실을 갈 때 수직 사다리를 타고 내려오는 것보다 발을 제대로 디딜 수 있는 계단형 구조가 훨씬 편합니다. 이후 다른 지역 게스트하우스를 고를 때도 침대 구조를 보게 됐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예전에 이용하던 게스트하우스 중 사라진 곳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10년 전 이용했던 여수의 백패커스인 게스트하우스가 아직 남아 있다는 사실이 반가웠고, 그게 순천 당일치기를 여수 1박으로 바꾼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여수엑스포역 도착 후 바로 이어진 여수 밤 여행
KTX-산천은 순천역을 출발한 뒤 여천역을 거쳐 약 22분 만에 여수엑스포역에 도착했습니다. 기차에서 내렸을 때는 이미 완전히 어두워진 뒤였습니다. 역 밖으로 나오자 여수엑스포 일대의 조명이 켜져 있었고, 낮의 순천과는 분위기가 확 달라졌습니다.



순천에서는 드라마촬영장의 오래된 골목과 달동네 세트를 걸었고 저녁에는 아랫장에서 국밥을 먹었습니다. 그 뒤 짧은 KTX 이동 한 번으로 야간 조명이 가득한 여수엑스포역 앞에 서 있으니 하루에 두 도시를 여행했다는 느낌이 확실했습니다.
체크인을 위해 10년 만에 게스트하우스로 향했고, 짐을 내려놓은 뒤에는 여수해양공원 쪽으로 다시 나갈 계획을 세웠습니다. 다음 일정은 여수 밤바다와 케이블카 야경이 보이는 해양공원, 그리고 바다를 바라보며 쉬었던 카페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순천과 여수를 함께 여행하려는 사람이라면 두 도시를 굳이 별개의 일정으로 나눌 필요는 없습니다. 철도로 20분대면 연결되고 시간대별로 KTX와 일반열차 선택지가 있어 당일 연계도 어렵지 않습니다.
다만 가장 저렴한 방법과 가장 빠른 방법이 다르므로, 출발 직전 코레일톡에서 시간표와 운임을 함께 비교한 뒤 선택하는 것이 가장 실용적입니다.